[야구인 100명이 답했다] 미래의 감독감? 박용택-강민호!

    기사입력 2018-02-14 06:02:53

    현장의 야구인 100명을 대상으로 한 '현역 선수 중 감독감은 누구인가' 설문조사에서 1~2위에 오른 박용택(왼쪽)과 강민호. 스포츠조선DB
    "선수 시절에 남다른 면이 있어 선후배, 코칭스태프, 구단 프런트 등 주위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줄 알았다. 자기 희생이 없다면 어려운 일인데, 장래의 감독감으로 봤다." 민경삼 전 SK 와이번스 단장(KBO 자문위원)은 선수 시절 김기태 KIA 감독을 "특별한 리더십, 지도자 자질이 있는 베테랑"이었다고 했다. 운영팀 프런트로 '선수 김기태'를 지켜 본 홍준학 삼성 라이온즈 단장은 "주위 사람을 포용하는 능력이 대단했다. 누가 봐도 미래의 감독감이었다"고 했다. 프로야구 감독에게 필요한 덕목이 무엇인지 엿볼 수 있는 증언(?)이다.

    다양한 스타일만큼이나 감독이 되는 길은 여러가지다. 스타 선수 출신이 엘리트 코스를 거쳐 사령탑에 오르기도 하고, 선수 때는 크게 주목받지 못하다가 지도자로 인정받는 경우가 있다. 감독이 되려면 시운이 따라줘야하지만, 어느날 갑자기 필요한 능력이 생성되지는 않는다. '감독 DNA'가 따로 있다고 보긴 어려워도, 잠재력은 어느 시점에서든 드러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현역 선수 중에서 이런 자질을 갖춘 선수는 누구일까. 궁금증을 풀어보려 스포츠조선이 구단 프런트,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 선수 등 현장 야구인 100명에게 물어봤다. '현역 선수 중 감독감은 누구인가'라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몰표를 막고, 공정성을 기하는 차원에서 소속팀 선수는 제외해 달라고 했다. 다만, 복수 응답은 열어놨다.

    LG 외야수 박용택(39). 야구인들은 그를 '장래의 감독감' 1위로 꼽았다. 소속팀 LG를 제외한 9개 구단, 총 26명이 박용택을 지목했다. 불혹을 앞둔 베테랑이 여전히 주축 타자로 활약중이라는 점을 주목했다. 삼성 강민호(33)가 23명의 지지를 받아 3표차로 2위에 올랐다. 두 선수가 '투톱'으로 다른 선수들을 압도했다. 9개 구단의 고른 지지를 받은 박용택은 특히 한화와 삼성에서 많은 표를 받았다. 한화와 삼성에서 5표씩 얻었다. 두산에선 6명이 강민호를 호명했다. 롯데 이대호(36)는 15표로 3위에 자리했다.

    NC 손시헌(38·11표)과 KIA 이범호(37), 두산 양의지(31·이상 10표)가 4~5위로 뒤를 이었다. 10표 이상을 얻은 6명의 공통점이 있다. 30대 나이에 소속팀의 주축 선수이고, 양의지를 뺀 5명은 현재 주장이거나 주장 경력이 있다. 야구도 잘 하면서 제한적이지만 주장으로 리더십을 인정받은 것이다.

    이대호-손시헌-이범호-양의지. 스포츠조선DB.
    박용택을 꼽은 야구인들은 "베테랑으로 많은 경험을 축적했고, 구단 프런트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여러 감독과 함께 한 경력이 장점이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또 "팀 내 입지가 강한 프랜차이즈 스타로 팀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는 설명도 있었다. 이와 함께 "실력과 인성, 카리스마가 모두 출중하다. 팀 장악력을 갖췄고,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며, 진실하다"는 답이 있었다.

    포수로서 능력은 기본. 강민호는 리더십과 함께 친화력을 강점이었다. 한 야구인은 "이름값에 걸맞은 기량과 리더십이 있다. 포수로서 경기를 읽는 능력이 탁월한 모범적인 리더"라고 칭찬했다. 또 다른 야구인은 "친화력이 좋아 팀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능력이 있다. 후배들이 잘 따른다. 주장을 할 때도 훌륭히 역할을 수행했다"고 지지 이유를 설명했다.

    이대호에게는 "롯데를 상징하는 선수로 실력과 영향력이 있다", 손시헌에 대해선 "통솔력과 강력한 리더십이 있고, 경기를 보는 눈이 좋다"는 찬사가 따랐다. 이범호는 '독보적인 존재감', 양의지는 '스마트한 리더십'이 키워드였다.

    설문 조사에서 언급된 '장래의 감독'은 총 21명. 한화 정근우(36·7표), 김태균(36·6표), 넥센 이택근(38), NC 박석민(33·이상 5표), 넥센 서건창(29), 롯데 손아섭(30·이상 4표), 한화 박정진(42), 김재호(33·이상 3표), KIA 최형우(35), LG 류제국(35·이상 2표)이 이름을 올렸다. 두산 장원준(33)과 삼성 김상수(28), KIA 양현종(30), LG 차우찬(31), 봉중근(38)은 1표씩 받았다.

    20대는 서건창과 김상수, 둘 뿐이다. 또 21명 중 15명이 야수이고, 상위권에서 투수가 없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번 시즌 국내 사령탑 9명 중 투수 출신은 kt 김진욱 감독과 한화 한용덕, 두명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현역 선수 중 감독감은 누구인가' 설문 결과

    박용택=26

    강민호=23

    이대호=15

    손시헌=11

    이범호 양의지=10

    정근우=7

    김태균=6

    이택근 박석민=5

    서건창 손아섭=4

    박정진 김재호=3

    최형우 류제국=2

    장원준 김상수 양현종 차우찬 봉중근=1

    ※소속팀 선수 제외, 복수 응답

    ◇설문 참가자 명단

    KIA 타이거즈=조계현 단장, 김기태 감독, 김종국 배요한 코치, 이석범 운영팀장, 이범호 최형우 양현종 안치홍 김선빈 두산 베어스=김태룡 단장, 김태형 감독, 이강철 수석코치, 강석천 2군 감독, 김승호 운영팀장, 장원준 유희관 김강률 양의지 오재일 NC 다이노스=유영준 단장, 이동욱 이도형 진종길 코치, 박보현 운영팀장, 임창민 모창민 이상호 권희동 신진호 롯데 자이언츠=이윤원 단장, 조원우 감독, 이용훈 정보명 코치, 김동진 운영팀장, 박진형 김원중 김동한 나경민 박세웅 SK 와이번스=염경엽 단장, 최상덕 정경배 박재상 코치, 손차훈 운영팀장, 이재원 최승준 문광은 문승원 김주한 LG 트윈스=양상문 단장, 류중일 감독, 신경식 강상수 코치, 정택기 운영팀장, 박용택 유강남 진해수 양석환 이동현 넥센 히어로즈=고형욱 단장, 장정석 감독, 심재학 강병식 코치, 김기영 운영팀장, 이택근 서건창 김민성 이보근 신재영 한화 이글스=박종훈 단장, 한용덕 감독, 장종훈 송진우 코치, 석장현 운영팀장, 박정진 윤규진 송광민 이성열 하주석 삼성 라이온즈=홍준학 단장, 김한수 감독, 성 준 2군 감독, 정현욱 코치, 박덕주 운영팀장, 장필준 김상수 구자욱 김헌곤 최충연 kt 위즈=임종택 단장, 김진욱 감독, 김용국 고영민 코치, 나도현 운영팀장, 이진영 장성우 홍성용 오태곤 정 현(총 10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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